카카오뱅크가 통장에 있는 여유 자금을 묶어 관리할 수 있고 하루만 맡겨도 연 이자가 0.8% 붙는 ‘세이프박스’의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10배 상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12일 “세이프박스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확대한다”며 “차별화된 고객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세이프박스 한도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세이프박스는 카카오뱅크 계좌 잔고 가운데 일부 금액을 이체나 출금이 되지 않도록 잠가두는 일종의 ‘금고’ 형태의 기능으로 하루만 넣어두더라도 연 0.8% 금리가 적용된다. 일종의 통장 속 자물쇠 통장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계좌 주인이 원하기만 하면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어 편리하고, 잠시 묶어두는 대신 0.1%대 금리의 다른 입출금 통장보다는 훨씬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9일 이런 내용의 세이프박스 특약 개정안을 누리집을 통해 고시했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와 같이 여유 자금을 묶어두고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은 다른 은행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최근 출범한 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수시 입출금 통장에 아무런 조건 없이 연 2% 이자를 주는데, 카카오뱅크와 비슷하게 ‘돈 모으기’라는 기능으로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게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입출금 통장이나 ‘돈 모으기’에 예치할 수 있는 액수에 제한은 없다는 것이 다른 인터넷은행, 시중은행과의 차이다. 비슷한 상품으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플러스박스’라는 파킹통장에 최대 3억원까지 연 0.5% 금리 혜택을 준다.
시중은행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찾을 수 있지다. 다만 한도와 금리가 인터넷은행에 비해서는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케이비(KB)국민은행의 ‘케이비 마이핏 통장’은 기본 이율이 연 0.1%인데 국민은행을 급여 통장으로 사용하거나 급여를 국민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최대 200만원까지 기본 이율보다 훌쩍 높은 연 1.5% 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헤이영 머니박스’라는 자유 입출금 형식의 파킹통장을 최고 연 0.6% 금리로 만 18살∼29살 청년 세대에게 200만원 한도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파킹통장 ‘마이원포켓’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금액구간별로 연 1% 금리를 보장한다. 하나은행에서는 석 달 동안 두 달 이상 통장에 급여를 입금할 경우 100만원 한도에서 최대 1.5%까지 우대 금리를 준다.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러한 유리한 조건의 파킹통장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 등 인터넷 은행은 일단 소비자의 주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입출금통장이나 파킹통장에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걸로 보인다”며 “조달 비용이 적어 그게 가능한 것 같다. 결국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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