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가족명의 셀프 대출’ 북시흥농협 임직원에 ‘주의’

한도 초과한 대출 내주고 심사도 생략
부천축협 직원 1명도 부당대출로 제재

경기 시흥시 과림동 북시흥농협 과림지점. 시흥/이정아 기자 [e-mail]

가족 명의로 ‘셀프 대출’을 받은 북시흥농협 임직원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2일 금융감독원의 제재 관련 공시를 보면, 금감원은 지난 9월 부당대출을 받은 경기 북시흥농협 임원 5명과 직원 10명에게 ‘주의’ 조처를 했다. 북시흥농협에는 3건의 ‘경영유의’ 제재를 했다.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라 농협은 임직원에게 직원 본인 소유 주택 외 다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내어줄 수 없다. 하지만 북시흥농협은 2006년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본인 또는 배우자·동생 명의를 내세운 임직원들에게 농지 등을 담보로 십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줬다. 북시흥농협은 법에서 규정한 대출한도를 초과해 직원들에게 대출을 내어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은 대출 심사에 직접 관여해 ‘셀프 대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북시흥농협은 15억원을 초과하는 농지담보대출을 해주면서 대출심사위원회 심의를 누락했다. 개인사업자에게 10억원을 초과하는 가계대출을 내어주면서 증빙자료 요청 등 가계자금인지 검토하는 절차도 빠트렸다.

부천축협 직원 1명도 지난해 10월 배우자 명의로 농지담보대출 수억원을 대출받았다가 적발돼, 금감원으로부터 주의 조처를 받았다.

북시흥농협과 부천축협은 광명·시흥 새도시 투기를 한 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에게 대규모 대출을 내어준 곳이다.

엘에이치 투기 및 농협 임직원들의 셀프 대출 사건 이후 금융위원회는 농지담보대출 심사 강화, 상호금융 임직원 대출제한 강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