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가계·기업대출이 꾸준히 팽창하는 가운데서도 은행 연체율은 역대 최저로 떨어지는 등 대출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을 보면, 9월말 연체율은 0.24%로, 전월 말(0.28%)보다 0.05%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대출 연체율(0.3%)은 전월보다 0.06%포인트 내렸고, 가계대출 연체율(0.17%)도 전월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9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8천억원으로 전월보다 2천억원 줄었지만,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1조7천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5월 0.42%까지 올랐다가 이후 꾸준히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시중에 자금 공급을 크게 늘렸지만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지원 정책 영향으로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 조처가 내년 3월 종료되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8일 세미나에서 내년 은행의 대손비용이 8조원으로 올해보다 2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은 “은행 건전성 지표가 좋은 것은 착시효과이며, 내년 3월 만기연장이 종료되면 하반기에 영향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이자 상환 유예 규모가 9조5천억원 정도인데, 분할상환 기간을 늘려 연착륙을 유도하고, 질서 있는 정상화가 이뤄지도록 단계적으로 끌고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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