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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올해 대출이자, 은행·시장이 쌍끌이로 올렸다

등록 2021-11-19 04:59수정 2021-11-19 08:15

상반기 은행이 가산금리 올리고 하반기 채권금리 상승
금융위 “금리상승기에 불가피한 측면 있어” 관망 입장
10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10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최근 대출이자의 가파른 상승세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채권금리 상승이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는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많이 올렸다.

18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추이를 보면 상반기에는 가산금리가, 하반기에는 준거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수익률) 등 시장금리와 연동되는 ‘준거금리’, 은행이 수익을 고려해 정하는 ‘가산금리’, 부수거래에 따라 금리를 깎아주거나 영업점에서 조정하는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로 구성된다.

케이비(KB)국민은행이 올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보면, 준거금리는 지난 1월 연 0.81%에서 6월 0.86%로 0.05%포인트 올랐다.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여섯 배가 넘는 0.33%포인트(3.01→3.34%) 상승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준거금리가 6월에서 9월까지 석 달 새 0.28%포인트(0.86→1.14%) 올랐으나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0.01%포인트(3.34→3.35%) 오르는 데 그쳤다. 1월과 9월을 비교하면 준거금리는 0.33%포인트, 가산금리는 0.34%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비슷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신한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보면, 1월에서 6월 준거금리는 0.04%포인트 내렸지만(0.85→0.81%), 가산금리는 0.27%포인트 올랐다(2.8→3.07%). 하반기 들어선 9월 준거금리(1.13%)가 6월보다 0.32%포인트 뛰는 동안 가산금리(3.08%)는 0.01%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과 엔에이치(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 추세를 보면, 상반기 준거금리는 제자리거나 내렸고 가산금리는 올랐다. 반대로 하반기에는 준거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고 가산금리는 소폭 오르거나 감소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상반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산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주택담보대출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관리할 수 있지만 신용대출은 자금 용도를 확인하기 어려워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세계적으로 통화 긴축 정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8월 말 단행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반영되면서 채권금리가 빠르게 올랐다. 특히 10월에 채권금리가 크게 올라 대출금리 상승 체감폭이 컸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6월 1.24%에서 9월 1.42%로 석 달 새 0.18%포인트 올랐지만 10월 1.74%로 한 달 새 0.32%포인트나 뛰었다.

한편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올려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이 이자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9월 시중은행이 새로 취급한 저축성예금 금리는 0.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9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 차이는 2.14%포인트로, 8월(2.12%)보다 확대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 예금이 충분히 확보돼있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으니 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우대금리를 대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대출이자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본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최근 금리상승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어 “주요국은 부채 감소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경각심을 갖고 부채 위험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금융감독원은 19일 시중은행 임원들과 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금리 운영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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