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2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생명보험회사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생명보험회사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과정에서 기존 보험사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규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은보 원장은 25일 생명보험회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응해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하에서 소비자피해 및 공정경쟁 저해 우려가 없도록 시의성 있고 균형잡힌 규율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은 빅테크의 금융 진출이 활발한 분야다. 플랫폼의 편리성을 무기로 시장을 확장하는 빅테크에 기존 보험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정 원장의 발언은 보험회사들이 빅테크에 비해 제도적으로 차별받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고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금융당국은 플랫폼들이 보험업 허가 없이 상품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중개 행위에 해당돼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일부 플랫폼에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축소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이어 “자산운용 및 헬스케어 활성화 등을 위해 보험회사의 자회사 소유와 부수업무 영위를 폭넓게 허용하고,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보험모집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제를 선진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올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영업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2021년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을 보면, 이 기간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7조63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2조731억원) 증가했다.
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이 3조69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8%(5573억원) 늘었다. 올해 주가 및 금리가 올라 변액보험 등 보증준비금전입액(비용)이 감소해 보험영업이익이 개선된 덕분이다.
손해보험사는 올해 9월까지 당기순이익이 3조9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6%나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사고와 병원 진료가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손해율이 하락했다.
금감원은 올해 보험사의 이익 개선이 외부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수익구조 자체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금감원은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금리·주가 변동 등에 따라 보험영업손실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며 “선제적인 자본충실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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