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가 갑자기 하락 반전해 연중 최저치로 마감하자 증권사들은 그 배경을 찾느라 분주했다.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이 유입되고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보도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오미크론 관련 뉴스가 나올때마다 금융시장이 일희일비하면서 ‘뉴스심리지수’(NSI)가 주목받고 있다. 경제기사에 담긴 심리를 파악하는 이 지수는 주식시장 흐름과 매우 유사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9일 한국은행이 경제통계시스템에 매주 시험공개하는 뉴스심리지수를 보면, 오미크론 우려가 불거진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6일까지 지수는 3.1% 떨어졌다. 지난달 30일에만 2.8% 급락한 가운데 반등도 여러차례 나오면서 이 기간 하락폭은 가파르지 않았다. 뉴스심리지수는 지난 4월 공표 이후 7월29일(140.93)에 고점을 찍었다. 당시 2분기 성장률과 7월 수출실적 등 실물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후 지수는 10월6일(110.98)에 저점을 기록했다. 문혜정 한은 통계연구반장은 “중국 헝다그룹 파산 가능성 등으로 코스피 3천선이 붕괴되고 소비자물가 급등까지 겹쳐 심리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뉴스심리지수는 금융시장 동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후 뉴스심리지수와 코스피의 상관계수(-1~1)는 0.8로 매우 높았다. 문혜정 반장은 “코로나 충격 이후 코스피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뉴스심리지수의 등락과 거의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의 우상향 추세를 제거한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과 뉴스심리지수를 비교해도 상관관계가 꽤 높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다. 뉴스심리지수가 상승하면 환율은 대체로 하락(원화가치 강세)한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도 뉴스심리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언론의 논조는 금융지표의 흐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뉴스심리지수로 시장의 단기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경제상황과 심리 변화를 신속히 파악하기 위해 이 지수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월이나 분기 단위로 발표돼 속보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뉴스심리지수는 소비자심리지수와 0.7의 상관관계를 갖고, 실물지표인 경기선행지수에는 1개월 선행한다. 따라서 경기 순환을 포착할 수 있는 신호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리와 실물 지표의 방향이 엇갈릴 때 뉴스심리지수를 통해 경기 전환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간지수임에도 속보의 실효성은 다소 떨어진다. 직전 7일간 데이터를 합산해 당일 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라 이슈의 반영 속도가 느린 편이다. 또 매주 화요일에 지난 1주일치 지수를 한꺼번에 발표해 매일 확인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하루 단위로 지수를 산출할 경우 등락폭이 들쭉날쭉해져 방식을 변경했고, 업무 여건상 매일 업데이트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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