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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가계보다 돈 빌리기 쉬운 중소기업대출…부실 위험도 커져

등록 2021-12-20 17:00수정 2021-12-21 02:34

올해 4월부터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가계대출보다 낮아져
부실징후 중소기업 지난해보다 4개 늘어
시중은행 대출창구. 연합뉴스
시중은행 대출창구. 연합뉴스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가계 대출 금리보다 낮은 이례적인 일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을 옥죄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출 자산을 늘리려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10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취급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3.46%로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3.14%)보다 0.32%포인트 높다. 가계대출 금리가 중소기업대출 금리보다 더 높아진 건 지난 4월부터로 7개월 연속 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2개월(9~10월) 새 두 대출 상품의 금리차도 큰 폭(0.13%포인트→0.32%포인트)으로 벌어졌다. 은행권은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해주거나 떼일 위험이 작은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터라 통상 가계대출 금리는 중소기업대출 금리보다 낮다. 최근 두 대출 상품의 금리 역전은 이례적 현상이란 얘기다.

원인은 우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조처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나서자 은행들은 올 하반기들어 가계 대출 증가 속도를 낮추기 위해 대출 금리에 덧붙는 가산금리를 올렸다. 또 가계 대출 자산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금리 할인 마케팅을 줄이거나 없앴다.

또다른 원인은 은행들의 경영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가계대출은 총량규제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고 대신 기업대출 유치를 적극적으로 하다보니 은행간 금리 경쟁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은행 대출자산도 가계보다 중소기업 부문에서 더 많이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988조8천억원에서 지난달 말 현재 1060조9천억원으로 72조1천억원(7.3%) 늘었으나, 중소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804조6천억원에서 887조4천억원으로 82조8천억원(10.3%) 증가했다.

이에 중소기업 대출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등장한다. 특히 지난해 4월에 도입된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처가 내년 3월까지 2년간 유지될 터라, ‘숨은 부실’도 작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정기 신용위험 평가 결과’를 보면, 올해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된 중소기업은 157곳으로 한 해 전보다 4곳만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금융 지원 조처가 도입되기 전인 2019년엔 부실징후 중소기업이 201곳에 이르렀다. 앞으로 정부의 금융 지원 조처가 중단될 경우 튀어나올 부실 중소기업이 작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부실징후기업은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없다면 빚 상환 등 정상적인 채무 이행이 어려운 것으로 주채권은행이 평가한 기업을 가리킨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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