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며 S&P500지수가 올해 69번째로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개인투자자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이티에프) 순매수 상위 10종목 가운데 해외형이 7개를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국내 상장지수펀드로 번진 것이다.
28일 한국거래소 통계를 보면, 개인은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티에프를 9조8831억원 순매수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 1위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투자하는 ‘타이거 차이나전기차SOLACTIVE'로 2조368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올해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6위인 현대차(2조2973억원)를 넘는 규모다. 이어 타이거 미국테크톱10INDXX, 타이거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타이거 글로벌리튬&2차전지SOLACTIVE(합성), 타이거 미국S&P500, 타이거 미국나스닥100 차례로 해외형이 6위까지 독차지했다. 타이거 차이나항셍테크는 순매수 9위에 올랐다. 성장성이 높은 해외 테마나 미국 지수에 투자하려는 개인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개인의 이티에프 순매수 상위 10위권에 해외주식형은 타이거 미국나스닥100, 코덱스 미국FANG플러스(H) 등 2개만 이름을 올렸다. 주로 국내지수와 관련된 파생형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외형 이티에프’ 선호 현상은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내 증시보다 미국 등 해외증시에 눈을 돌리는 경향과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개인은 올해 해외주식을 226억4759만달러(26조9천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197억3412만달러)보다 14.8% 늘어난 규모다. 코스피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달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주식을 각각 1조7927억원, 6040억원 순매도했지만 이티에프는 2조61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1월(2조1454억원) 이후 최대금액이다. 이달 들어서도 1조7682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해외주식 ‘직구’가 어려운 개인이 ‘직접 투자’ 성격을 가진 해외 이티에프에 몰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금계좌를 활용한 이티에프 투자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전에는 시장의 변동성이나 방향 등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자금이 몰렸는데 올해는 2차전지·메타버스 등 성장성 있는 테마펀드 중심으로 자금이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이티에프 시장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2002년 10월 거래를 시작한 국내 이티에프의 순자산총액은 올해 들어서만 20조원 넘게 증가하며 70조원대에 이른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