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2021년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이 열렸다. 한국거래소 제공
올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역대 최대인 76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선호 종목인 일부 대형주의 주가 부진으로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30일 코스피는 0.52%(15.64) 내린 2977.65으로 장을 마쳐 3천선을 회복하지 못한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해말보다 3.6% 상승하는데 그쳤다. 올해 세계 주가는 29일 기준으로 평균 17% 올랐고 이 가운데 신흥국 증시는 5% 떨어졌다.
개인은 올해 삼성전자를 36조원(우선주 포함) 넘게 순매수했고 에스케이(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내로라하는 대형 우량주를 대거 사들였다. 하지만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종목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8.4%로 추산됐다. 종목별 순매수 금액을 순매수 수량으로 나눠 평균 매수단가를 구한 뒤 현재가와 비교한 결과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의 올해 순매수 평균단가는 8만847원인데 이날 주가는 이보다 낮은 7만8300원으로 마감해, 현재 보유 중인 투자자는 평균적으로 3.2%의 손실을 입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10.5%)와 네이버(3.2%)를 제외한 8개 종목에서 손실이 났다. 에스케이바이오팜의 손실률은 23.6%에 달했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자의 올해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수익률은 6.8%로 추산됐다. 7개 종목에서 플러스(+) 수익을 냈다. 특히 엘지(LG)이노텍의 이날 종가는 36만4천원으로 기관의 평균 매수단가(25만6934원)에 견줘 41.7% 올랐다. 외국인이 많이 산 상위 10종목은 평균 매수단가 대비 3% 하락했다. 배터리 사업부문을 떼낸 엘지화학에서 40.2%의 손실을 입은 게 결정타가 됐다. 여기에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을 감안하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한 한국주가지수는 29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9.3% 떨어졌다.
올해 주가 상승률로만 보면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평균 6.1% 올랐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각각 44.4%, 29.4% 상승했다. 공교롭게도 개인이 많이 팔아치운 상위 10종목은 평균 53.7%나 올랐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올해 많이 사들인 10종목은 평균 55.2% 급등했다. 카카오페이(-9.6%)를 빼고는 죄다 상승했다. 시가총액 200위 안팎인 한화투자증권(191.1%)과 에스엠(149.4%)의 상승폭이 매우 컸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종목도 42.6%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의 에코프로비엠(194.4%)과 카카오게임즈(97.8%)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이탈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거래 비중은 이달 53.3%로, 6개월 새 14%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미국 등 국외주식 투자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국내 투자자가 올해 순매수한 국외주식(28일 기준)은 225억8848만달러(26조8532억원)로 지난해보다 14.5% 늘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