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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융위원장 “은행 충당금 충분히 확보해야…금감원과 점검”

등록 2022-01-13 15:18수정 2022-01-14 02:36

은행 이자장사 지적에 “손실능력 확충에 신경써야” 경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13일 은행연합회에서 경제·금융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13일 은행연합회에서 경제·금융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잠재 위험에 대비해 금융회사가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로 돈 떼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만큼의 손실흡수 여력을 갖추라는 뜻이다. 이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회사들은 임직원 평가 보상이나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 수준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위원장은 13일 경제·금융전문가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의 충당금 관련 지도 계획에 관해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위기대응 여력이 있을 정도까지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도록 하겠다. 금융감독원도 같이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을 말한다. 미국의 긴축 전환, 3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가 진행되면 연체 등 대출부실 가능성은 커진다.

금융위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자 은행에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고 위원장은 올해 배당제한 지도 관련해서는 “배당은 기본적으로 시장친화적으로 가야할 것이고 배당 관련 지도도 종료됐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정부가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는지 점검하겠다고 한 만큼 은행들은 스스로 배당을 줄이는 등 충당금 재원 확보에 나설 공산이 크다.

고 위원장은 최근 대출이자 상승으로 이익이 늘어난 은행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는 은행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능력을 확충하는 쪽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말해 경고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연체율이 줄었다는 명분으로 대손충당금 적립규모와 적립률을 줄여왔다. 하지만 연체율 하락은 코로나19 금융지원 때문에 부실채권이 정상채권으로 둔갑해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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