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표소송 제기 권한’ 개정 안건, 재계 반발로 유보

외부위원 구성 ‘수책위’로 넘기는 안

25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앞서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 노동시민단체 회원들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제기 권한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로 넘기려는 지침 개정안이 재계 반발로 유보됐다.

25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022년도 제1차 회의를 열어 대표소송 결정주체 등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대표소송이란 회사가 손실을 끼친 이사에 대해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주주가 대신 청구하는 것으로, 상법상 보장된 소수주주권이다. 지침 개정안을 보면, 대표소송제기 결정은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수책위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수책위가 그동안 비공개대화 대상기업 선정, 비경영참여 주주제안 등 주주권 행사를 해온만큼 일관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려는 취지다. 지금도 기금운용본부가 판단하기 곤란하면 수책위에 결정을 요청하거나, 수책위에서 회부를 요구해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재계에서는 지침 개정에 반대해왔다. 수책위로 대표소송 결정 권한이 넘어가면 정치·사회적 이해관계나 여론에 따라 휘둘릴 수 있어, 현행처럼 기금운용본부에서 결정하고 예외적인 사안만 기금위에 맡기면 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은 1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위원회 머리 발언에서 “지난해 기금 운용수익률이 잠정 10.77%로, 최근 3년 평균 10.57%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광덕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