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2년 만에 채권단 관리 졸업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3조원 긴급수혈
자산매각 3조1천억원 등 구조조정

두산중공업의 탐라해상풍력발전기. 두산중공업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사태 직후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두산중공업이 약 2년 만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27일 보도자료를 내어 “두산중공업이 두 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지 1년11개월 만에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8일자로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한다”고 발표했다.

두 은행은 “두산그룹은 약정기간 자산 3조1천억원을 매각하고 두산중공업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3조4천억원을 확충하는 등 자구계획 대부분을 이행했다”며 “재무진단 결과 두산중공업이 다시 독립경영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 분야 실적 둔화 등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지던 중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단기채 차환이 막히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부족해졌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은 종합발전사인 두산중공업이 부실해지면 국가 에너지 공급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하고 그룹 경영정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두산그룹은 2020년 6월 두 은행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그룹 사옥(두산타워)과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두산중공업은 자금수혈 직후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약정 종결을 검토할 때 가스터빈, 차세대원전, 수소,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신사업 전망을 면밀히 점검했다”며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 극복뿐 아니라 미래형 사업구조로 새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