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이 전세자금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한도도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4일부터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현재 5천만원에서 8천만~3억원으로 늘린다고 27일 밝혔다. 일반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 한도도 현행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린다. 비대면으로 신용대출을 신청할 때 다른 은행의 신용대출과 합산해 최대 1억원까지 한도를 제한했던 방침도 해제한다. 다만 ‘연소득 범위’에서만 빌릴 수 있는 기준은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적용한다.
신한은행도 현재 5천만원으로 묶어놓은 마이너스통장 한도와 1억5천만원으로 제한한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중 시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국민·하나은행도 올해 들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올렸다. 농협은행은 5천만원이던 일반 신용대출 한도를 2억5천만원까지 늘렸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움직임에 맞춰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해 운영해왔다. 특히 주식 등 투자금으로 흘러가는 걸 막기 위해 신용대출을 강하게 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리인상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석달간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6조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6조8천억원 줄면서 전체 가계대출이 8천억원 감소했다. 은행들이 오히려 올해 실적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면서 다시 적극적인 대출영업에 나서고 있다.
앞서 5대 은행은 이달 들어 전세계약 갱신 때 적용하던 한도 기준을 완화해 전세자금대출에 숨통을 틔웠다. 가계대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은 정부가 한도를 올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실수요자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올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공약을 금융위원회와 논의하며 추진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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