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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국내 장단기 금리차도 2년4개월만에 ‘최소’

등록 2022-04-03 14:59수정 2022-04-04 02:33

국고채 10년-3년물 0.223%p로 축소
통화긴축 따른 경기둔화 우려 반영
코스피가 지난 1일 2730대로 후퇴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지난 1일 2730대로 후퇴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예측 지표로 활용되는 장단기 금리 격차가 국내에서도 2년4개월만에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3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일 서울채권시장에서 0.121%포인트 상승(국고채 가격 하락)한 연 2.784%로 마감했다. 2014년 6월12일(2.789%) 이후 약 7년10개월만에 최고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3.007%)도 나흘만에 3%를 재돌파했지만 오름폭은 0.038%포인트에 그쳤다. 이에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는 0.223%포인트로, 2019년 11월27일(0.215%포인트) 이후 가장 좁아졌다. 지난달 18일만해도 두 금리 격차는 0.506%포인트에 달했다. 이어 열린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다시 역전됐다. 2년물 미 국채금리(2.44%)가 10년물 금리(2.38%)를 앞지르며 마감해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국내 장단기 금리의 급속한 축소도 통화긴축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비(KB)증권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분기에 4%를 웃돌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긴축으로 단기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장기금리는 경기둔화 우려로 상승세가 제약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화긴축과 전쟁 발발로 올해 1분기 채권과 주식가격은 모두 떨어졌다. 금리 급등으로 국내 채권형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05%를 기록했다. 가장 안전하다는 국공채 펀드(-2.45%)의 손실이 되레 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진다는 신호가 나와야 채권시장이 다소나마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는 1분기(1~3월)에 지난해 연말 대비 7.4% 하락했다. 이달 1일 기준으로는 8% 가까이 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불안에 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이 맞물린 영향이다. 미국 증시도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4.6%, 9.1% 떨어지며 2020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1분기에 8조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31.6%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무역수지도 적자를 내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인은 1분기에 14조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다.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대신·유안타·교보증권은 지수 하단을 2500선으로 낮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와 연간 영업이익 전망의 하향 조정이 뚜렷하다”며 “당분간 실적 불안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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