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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돈줄 조이기 본격화 ‘부동산 그림자 금융’ 충격 경고음

등록 2022-04-10 16:59수정 2022-04-11 02:18

규제 사각지대 부동산펀드·PF대출 등 750조로 급증
금융권에 충격 줄 수 있는 그림자금융 200조 추정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금융권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가 3년 새 90% 가까이 급증해 200조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라 안팎의 돈줄 조이기가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투자상품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이 10일 낸 보고서를 보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해 정책대응이 필요한 국내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지난 1월말 기준 750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이란 은행시스템 밖에 있어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부동산 펀드와 신탁, 프로젝트 파이낸스(PF)대출 등 부동산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이들 상품으로 흘러든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부동산 경기변동에 따라 부실화와 환매 등으로 금융권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그림자금융 규모는 전체의 27%인 202조6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8년말(107조4천억원)과 견주면 88.6% 급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세계적인 금융 긴축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이들 상품의 수익률이 하락해 투자자 피해는 물론 업계의 자산 건전성도 저하될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품별로는 해외 부동산펀드가 67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상품은 국내외 판매사와 운용사, 대행사 등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데다 투자대상 국가의 거래관행과 법제도 각각 달라 위험도가 높고 환율변동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따라서 거래상대방 위험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수적이다.

피에프 대출은 은행·보험권을 제외한 대출(36조1천억원)에 뇌관이 잠복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중소 증권사와 여신전문회사들이 그동안 부동산시장 호황에 올라타 공격적으로 피에프 대출을 확대해온 터라 투자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에프와 연계된 유동화증권(38조3천억원)과 채무보증(37조4천억원)도 동반 부실화 위험이 있다. 특히 유동화 상품은 만기가 3개월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시장이 불안해지면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나아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 이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금융업권간 상호 연계거래가 급증해 유사시에는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봤다.

부동산신탁은 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지는 차입형 토지신탁·책임준공형 관리신탁(22조3천억원)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신탁상품에는 퇴직연금이 많이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시장도 금리인상과 공급확대로 조정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림자금융 상품의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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