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가 손해보험업에 공식 진출하게 됐다. 은행·증권 등 금융업계로 확장해온 카카오가 보험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이 자본금·건전경영 요건, 사업계획 타당성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보험업 영위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영업해야 하는 ‘디지털 보험사(통신보험 판매 전문업)’ 허가를 받았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 허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카카오뱅크와 페이, 증권에 이어 카카오그룹의 4번째 금융회사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기도 하다. 카카오손해보험의 자본금은 1천억원이며 카카오페이가 60%, 카카오가 40% 지분을 갖고 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서비스 준비를 거쳐 3분기(7~9월) 중에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모든 손해보험 종목을 판매할 수 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소액 틈새 영역’부터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동호회·휴대전화 파손 보험, 카카오 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 모빌리티 연계 택시 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의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세훈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며 보험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겠다”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이 탄탄한 사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카카오페이 앱과 연계할 경우 가입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소액 보험에서 점차 영역을 확대하며 대형 보험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가 성장하고 있고 카카오가 젊은층에게 익숙한 빅테크 기업이라는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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