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2022년형 사운드바 제품들이 글로벌 전문 매체들로부터 잇달아 호평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운드바 소개하는 모델. 연합뉴스.
“9만전자에서 물려 물타기를 해왔는데 바닥이 안보이네요.” “아직도 삼전하세요? 테슬라로 갈아타시죠.”
삼성전자가 1분기(1~3월)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는데도 주가는 약세 국면이 길어지면서 560만 주주(2021년말 기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00원 오른 6만6700원으로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6만61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또 갈아치웠다.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은 17거래일째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9조2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말 대비 15% 가까이 떨어져 코스피(-9.5%)보다 하락폭이 훨씬 컸다.
삼성전자 주가만 부진한 건 아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올 들어 23.3% 떨어진데서 보듯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대부분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반도체 업계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27.7% 급락했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파운드리 최강자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도 최근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떨어졌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전방산업의 반도체 수요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시(PC)와 스마트폰의 수요 감소로 반도체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원격교육 수요가 줄며 1분기 피시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씨티도 피시 수요 감소로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봉쇄 조처로 스마트폰과 기계부품 등 반도체 수요를 이끌어왔던 주요 정보기술(IT) 부품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세계 반도체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수급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디램 현물가격은 최근 7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반도체 사이클이 과거처럼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자동차 관련 반도체 사업의 비중이 큰 폭으로 높아져 낸드 메모리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케이비(KB)증권 연구원도 “현재 디램과 낸드 재고가 3년 내 역대 최저치로 감소해 메모리 업황의 변동성은 축소될 수 있다”고 봤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속속 낮춰잡으면서도 현재의 주가 수준에서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낸드 가격 상승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분기부터 본격 회복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는 2분기말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