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4일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현재 총 10건의 투자조합 관련 불공정 거래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최근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 사태 등으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테마주 형성 등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의 신뢰 저하 및 투자자 피해 발생이 우려되므로 시장 질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부서들의 조사역량을 집중해 철저히 조사하고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도 긴밀히 공조해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될 경우 엄정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특히 “다수의 투자조합을 이용한 지분인수 등 지분공시 의무 회피 가능성이 높은 공시 사항에 대한 기획심사 등을 통해 실체가 불분명한 비상장기업이나 투자조합 등이 연관된 공시 관련 모니터링 및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 개선하는 한편 불공정 거래 혐의 발견 시 신속한 조처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사례로 △부실기업 매각과정에서 참여기업의 주가 이상 변동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조합 등의 상장사 인수 관련 주가 이상 변동 △코스닥·K-OTC(장외주식시장) 등 이종시장 기업 간 인수·합병 과정의 주가 이상 변동 △원자재나 부품·소재 가격 급등 관련 테마 형성에 따른 주가 이상 변동 등을 꼽았다.
불공정 거래는 사업내용을 허위·과장 홍보해 주가를 올릴 가능성이 있거나 상장기업 인수·사업 추진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정보의 이용 가능성 등을 뜻한다. 인수 주체를 은폐할 목적으로 다수의 투자조합 등을 활용한 지분공시 의무 회피도 불공정 거래에 포함된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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