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8개월 만에 ‘순회수’에 나섰다. 미국의 빠른 정책금리 인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국내 상장채권을 9340억원 순회수했다. 2020년 12월 이후 18개월 만에 순회수 전환이다. 순회수라는 것은 거래 체결 기준으로 매수보다 매도 및 만기상환 금액이 더 크다는 것으로, 그만큼 투자자금을 거뒀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지역별로 보면, 미주(8천억원) 및 아시아(6천억원)에서 주로 순회수가 이뤄졌으며, 유럽(5천억원) 및 중동(4천억원)에서는 순투자가 나타났다. 잔존만기별로는 1년 미만 채권(5조9천억원)에서 순회수가 발생했고, 1~5년 미만 채권(2조8천억원)과 5년 이상 채권(2조2천억원)에서는 순투자를 보였다.
과거 한-미금리 역전 때 ‘최후의 보루’로 외국인 이탈을 방어했던 채권시장조차 흔들리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행보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한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이면서 금리까지 높아지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 투자자금을 이동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 이탈도 6개월 연속 이어졌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주식을 3조8730억원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가 전월(1조6140억원)보다 2배 커졌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701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720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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