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16포인트(0.32%) 오른 2,219.71로 종료했다. 코스닥 지수는 3.76포인트(0.55%) 오른 682.00으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8원 오른 달러당 1,435.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를 맞은 후 처음 열린 주식시장에서 카카오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2~5%대 급락하면서 ‘검은 월요일’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0.32%)와 코스닥(0.55%) 모두 지수가 상승했으나, 지난해 말 대비 이미 80% 가까이 대폭락한 카카오 상장 4개사 주가는 또 다시 크게 떨어졌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5.93% 하락한 4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4.16%, 3만4600원), 카카오뱅크(-5.14%, 1만6600원)도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 종목인 카카오게임즈(-2.22%, 3만7400원)는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았다. 이들 카카오 사총사는 이날 오전 장 중 한때 카카오(-9.53%), 카카오페이(-10.11%), 카카오뱅크(-8.86%), 카카오게임즈(-9.15%) 모두 1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줄줄이 경신했다. 카카오 그룹주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약 3조7천억원이 증발했다. 다만 오후 들어 소폭 반등해 낙폭이 줄면서 종가 기준 감소액은 2조561억원(지난 14일 시가총액 39조1660억원, 17일 시가총액 37조1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먹통 사태에 따른 기업가치 우려가 시장에 퍼지자 ‘팔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날 하루 거래량은 카카오 965만주, 카카오뱅크 618만주에 달했다. 다만 대규모 공매도와 개인 순매수가 동시에 연출되면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극심한 혼돈 양상이 펼쳐졌다. 카카오 주식은 이날 하루 총거래량 중에 공매도 거래량이 무려 14.6%(141만3천주, 672억원)에 이르렀다.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모두 외국인과 기관은 팔아치운 반면, ‘물타기’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들이 이 물량을 모두 사들이는 구도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의 카카오 주식 순매수 규모는 134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에 따른 카카오 매출 손실액을 150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안재민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하루 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다. 4분기 매출에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다양한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 목표 주가를 10만6천원에서 6만5천원으로 내렸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사태로 인한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날 개장 전 공시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