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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채권시장 “연말 무사히 넘겨야 하는데”…국책은행 채권이 다시 블랙홀?

등록 2022-11-15 17:46수정 2022-11-15 19:26

채권시장 안정화 총력전 3주, 아직 ‘불안’
연말 건전성 지표관리 기관들 신규 채권매입 기피 중에
지난주 산은채 등 발행물량 4조7700억
국채금리 안정에도 단기 CP금리 연일 상승중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산업금융채(산업은행 채권)·중소기업금융채(중소기업은행 채권)·수출입금융채(수출입은행 채권) 발행액이 지난주 4조7천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좋은 시중은행채, 공사채, 특수은행채 등의 우량채가, 말라붙고 있는 채권시장 수요를 쓸어가자 관련 기관에 발행 자제를 요청한 상태다. 당국의 총력전에도 단기 기업어음(CP) 금리가 연일 상승하는 등 불안 양상이 지속 중인 채권시장이 이번 연말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5일 채권발행시장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규모와 시기 조절 요청으로 최근 3주간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물량은 전혀 없었다. 지난 4주간(10월17일~11월11일) 시중은행채와 특수은행채(국책은행 채권) 순발행량(발행물량-상환물량)의 경우 첫주엔 2조3천억원으로 시중은행의 채권발행이 많았으나, 시중은행 발행이 멈추면서 둘째 주에는 1조원 순상환, 셋째 주에는 2조1천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순상환은 채권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주(11월7~11일)에 3조3700억원 대규모 순발행으로 다시 돌아섰다.

대규모 순발행으로 돌아선 이유는 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채권발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산업은행 등 세 곳 국책은행의 합계 신규 발행물량은 4조7700억원에 달했다.

또한 지난 4주간(10월17일~11월11일) 공사채(한전채, 철도공단채,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채권 등) 쪽 순발행량을 보면, 첫째 주 4140억원 순상환, 둘째주 2600억원, 셋째주 3조1천억원, 지난주 1조26000억원을 각각 나타냈다. 한국전력공사채 발행이 다소 줄었다.

특수은행채 급증은 차환 목적과 함께 회사채 발행이 막혀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대기업·중소기업들에게 지원해줄 자금 마련이라는 공적 금융으로서의 역할에 따른 것이다. 최근 국책은행들은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의 대출 수요 자금을 확보해주고 있는데, 이를 위해 또 다른 우량채인 특수은행채가 늘어나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의 경우 금융당국 요청으로 증권사발행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1조8천억원을 인수하는 역할을 하면서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채권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책은행 채권이 채권발행시장 자금을 다시 빨아들이면서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더 막혀버리는 ‘악순환’ 고리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김준수 키움증권 분석가는 “한전채가 채권발행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그 쏠림 현상과 구축효과로 다른 기업 회사채 발행시장을 경색시키던 상황이 다소 잠잠해진 반면, 이제 산업금융채 등의 발행이 급증하면서 채권발행시장을 독점 지배하고 있다”며 “일반기업은 공모 회사채 발행이 거의 중단되다시피한 상태이지만 정책금융기관의 대규모 채권발행은 (당국의 발행 자제 요청에도)한꺼번에 줄이기는 어렵고 연말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단기 기업어음 발행으로 몰려들면서, 최근 국채 금리는 낮아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기업어음 금리는 연일 상승하며 자금조달 여건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국고채 금리(3년물)는 9월26일 연 4.548%에서 15일 3.753%로 떨어진 반면, 기업어음(91일물) 금리는 같은 기간 3.22%에서 단 하루도 빠짐없이 연일 상승해 15일 5.22%까지 올랐다.

김 분석가는 “지금 채권시장은 10월 초에 터진 레고랜드발 사태 이후 당국의 총력전으로 최악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말 재무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은행·보험·증권·투신 등이 신규 채권매입을 기피하는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 채권시장이 한국은행 금리인상이 멈추고, 채권 매입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내년 1분기 이후까지 잘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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