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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기준금리 인상에 주담대 금리 상단 연내 8% 뚫을 듯

등록 2022-11-25 07:00수정 2022-11-25 07:50

대출 이자 부담 커지고
서민 대출 문턱 높아져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직장인 김아무개(45)씨는 요즘 한숨이 잦아졌다. 그는 지난 2016년 마포구 소재 8억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 30년 만기에 연 3.1% 고정금리로 3억원을 대출받았다가 지난해 대환대출을 실행, 연 2%대 변동금리로 갈아탔다. 1%포인트나 금리를 낮췄다는 기쁨도 잠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으로 무섭게 오르기 시작한 대출 금리는 어느새 연 6%를 넘겼다. 김씨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오르면 내년 금리 갱신 기한이 도래했을 때 또 얼마나 금리가 오를지 벌써 무섭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연내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무거워지고, 서민들의 대출 문턱도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4대 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연 5.31∼7.17%로 약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연 5.18∼6.82% 수준에 비해 하단이 0.13%포인트, 상단이 0.35%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지수(코픽스)가 역대 최고치인 3.98%를 기록하고, 이 금리가 지난 16일부터 시장에 반영되면서 이달 한 때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7% 후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신용 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넘긴 경우가 있다”며 “우량 고객 금리도 연내 8%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정(혼합형)금리는 이날 기준 연 5.03∼6.49%로, 은행채 5년물 금리와 연동된 신용대출 금리는 연 6.18∼7.48%로 집계됐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따라 올린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낸 상황이어서 은행들은 예금 금리 인상 폭을 두고 당국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그 다음 주에 수신금리도 인상하는데, 이번에는 인상 여부가 결정이 안 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어서 예금 금리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대신 적금 금리를 평소보다 조금 더 올릴 수는 있다”고 했다.

저축은행들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오른 상황인 만큼 역마진이 날 수 있는 중저신용자 고객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정한 대출 금리 상한선이 20%로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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