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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DLF 불완전 판매’ 중징계 털어낸 손태승…우리금융 회장 연임?

등록 2022-12-15 16:22수정 2022-12-15 19:01

라임펀드 사태 중징계 남아있어 연임 부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5월 금융기관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5월 금융기관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2년 여만에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5일 손 회장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내린 문책 경고 징계를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부터 독일국채 금리 수준에 따라 투자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했는데, 2019년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금감원은 2020년 초 우리은행의 과도한 영업과 이를 제어할 내부통제 부실이 일반 투자자에 대한 불완전 판매로 이어졌다고 보고, 손 회장의 책임을 물어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3년 이상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징계에 불복해 2020년 3월 집행정지와 함께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당시 2심 법원은 대표이사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한 상황에서 이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책임까지 물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손 회장과 마찬가지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당시 하나은행장)이 1심에서 패소하면서 금감원은 지난 8월 “내부 통제 관련 법리를 명확하게 확립할 필요성이 있다”며 손 회장 건에 대해 상고를 결정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송 당사자인 금감원은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함께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감원은 “소송결과와 무관하게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상 내부통제기준 설정 ·운영 기준의 규범력이 인정됐다는 점에서 상고의 실익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손 회장은 이날 판결로 연임 도전의 불씨를 살렸다. 손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서도 지난달 금융위에서 문책 경고 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연임에 도전하려면 라임펀드 관련 징계에 대해서도 징계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손 회장을 겨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소송 제기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표명한 만큼 손 회장이 공개적으로 금융당국과 충돌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연임이 점쳐지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병환 엔에이치(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물러난 점도 손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손 회장이 지난 달 이사회에서 “한 달 정도 거취와 관련해 숙고할 시간을 달라”고 했던 만큼 16일 열릴 우리금융지주 정기 이사회에서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고한솔 기자 southjh@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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