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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레고랜드로 더 악화…금융불안지수 ‘위기’ 단계 진입

등록 2022-12-22 16:03수정 2022-12-23 01:08

5월 13.1서 10월 23.6으로 껑충
금리·환율 가파른 상승과 겹쳐
내년 부동산 경착륙 땐 더 악화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국내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가 위기 단계에 진입했다. 올해 들어 금리와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다. 그만큼 금융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해졌다는 뜻으로, 내년에도 통화긴축과 경기 둔화가 이어질 전망인 점을 감안하면 우려가 높다. 한국은행은 내년 주된 리스크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을 꼽고 있다.

22일 한은이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13.1에서 10월 23.6으로 상승하며 위기 단계에 진입했다. 금융불안지수는 금융·실물 부문의 월별 지표 20개를 이용해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불안 상황을 수치화한 것으로, 22를 넘어가면 위기단계로 해석한다. 23.6은 코로나19 초기(24.7) 이후 최고치다. 정부와 한은의 시장 안정화 조처가 이뤄진 지난달에는 23.0으로 소폭 하락했다.

금융불안이 빠르게 심화한 배경에는 1400원을 뚫었던 원-달러 환율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가 있다.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1400원대로 올라선 바 있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자 금융기관들의 유동성이 타격을 받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같은 달 말에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과 단기금융시장에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메말랐다.

최근 환율과 채권시장은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으나, 내년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경우 금융불안은 한층 악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들의 자본 여력이 충분하기는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빨리 떨어지면 가계부채가 부실화하고 일부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타격을 받아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특히 국내 금융시스템에서 주택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그 여파는 작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은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취약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저금리 시기에는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자산 가격도 급등해 취약성이 커졌다면, 이번에는 집값에 낀 거품이 사그라들면서 외부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줄어드는 반대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자산 가격과 빚의 수준, 금융시스템 복원력 등을 중장기적 측면에서 살핀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2분기 58.5에서 고점을 찍은 뒤 올해 3분기 44.9로 떨어졌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 불균형이 해소되는 효과를 확실히 거뒀다”며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향) 조정은 새로운 불안 요인이지만,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 점진적으로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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