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대용량 생필품과 덤을 증정하는 상품 수요가 늘어난 4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이마트24는 올해 7∼9월 대용량 생필품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 덤 증정 음료 매출은 77% 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계속되는 고물가와 큰 폭으로 역전된 한-미 정책금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0%로 인상했다. 지난해 총 2.25%포인트를 올린 데 이어 새해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7번 연속 인상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 기준금리가 3.50% 이상으로 올라온 건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인상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물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기저효과로 인해 11월과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실제로는 두 달 모두 5.0%를 기록했다. 새해에는 그동안 미뤄온 공공요금 인상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고물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1.25%포인트로 벌어진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자본 유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한은 집계를 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상장채권 투자자금 27억3천만달러(약 3조5천억원)를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상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은 1.00%포인트(미국 금리 상단 기준)로 좁혀졌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한은이 앞서 제시했던 최종 금리 예상치에 이르렀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직후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최종 금리가 3.50% 안팎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의 예상치 중에서 3.50%(3명)가 가장 많았고, 3.25%(1명)와 3.50∼3.75%(2명)도 있었다. 당시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유연성을 더 많이 가지고 결정해야 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도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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