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있는 에스씨제일은행 본점 전경. 연합뉴스
외국계 시중은행인 에스시(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본사에 2300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에스시제일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당 609원씩 총 1600억원을 현금 배당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자사 누리집에 공시했다.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이 최종 확정될 경우, 에스시제일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에 배당금 전액이 돌아가게 된다.
이 은행은 지난해 이자 이익이 늘며 3901억원의 당기순이익(잠정)을 거뒀다. 전년(1279억원)의 3배를 웃도는 실적이다. 앞서 지난 2021년 800억원을 배당한 이 은행은 불어난 실적만큼 배당 규모도 두배 늘렸다.
또 다른 외국계 시중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정기 이사회에서 732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배당안이 통과되면, 4월 중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분 99.98%를 미국 씨티그룹의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대부분이 이 회사에 지급될 전망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에는 소매금융 부문에서 철수하며 발생한 희망퇴직 비용으로 당기 순손실을 기록, 배당을 하지 않았다.
에스시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자본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배당금 규모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에스시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번 배당을 실시하고 나서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Tier 1) 비율은 각각 17.83%와 14.73%로 국내외 감독 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을 웃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도 “위기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을 가정하고 이를 대비해 충분히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며 “자본여력을 감안해 배당금을 결정했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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