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에서 열린 개점식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첫 대외행보로 2천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았다. 은행권에 줄기차게 상생 방안 마련을 요구해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코드에 맞춘 ‘선물보따리’를 안긴 모양새다. 금융권에선 손태승 전 회장의 연임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던 우리금융지주가 당국과 관계 회복의 징검다리를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30일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를 뼈대로 한 2050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대출을 신규로 받거나 대환·연장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0.7%포인트, 전세자금대출은 최대 0.6%포인트, 신용대출은 최대 0.5%포인트 각각 금리를 내려줄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연간 104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1년간 연체 차주를 대상으로 연체이자 납입액 상당의 금액을 원금에서 차감해주는 것에도 230억원 가량을 지원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소상공인 생활안정자금 5천만원을 긴급대출해주고, 연체 차주에 대해 이자 납입액 만큼을 원금에서 차감해준다.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1조5천억원 규모의 보증 대출도 공급하고 첫 달 이자를 전액 감면해준다. 여기에 기존 대출 상품보다 1%포인트 가량 낮은 금리의 신상품도 출시해 총 610억원 상당의 금융 비용 절감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취약 차주를 위해서는 서민금융 대출 상품 성실 상환자에 대해 원금의 1%를 감면해준다.
우리은행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에 이 원장이 참석한 것에 맞춰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임 회장은 개점식을 찾아 이 원장을 직접 맞이하고 환담을 가졌다. 임 회장은 “상생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결코 잊지 않는 상생금융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나 금융 소외계층에 대해 실질적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하나은행 본점 방문을 시작으로 비엔케이(BNK)부산·케이비(KB)국민·신한은행을 연달아 방문했다. 은행권에서는 이 원장 방문에 맞춰 가계대출 금리 인하 등 상생 방안을 쏟아내왔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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