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국내 금융회사들이 경기 둔화와 이자 부담의 증가 때문에 2분기(4~6월)에는 기업과 가계의 신용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2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5로 1분기(33)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12)와 비교하면 1년 사이 두배 이상 상승했다. 0을 기준값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는 신용위험지수는 플러스면 신용위험의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이 더 많다는 것이고, 마이너스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를 보면, 가계가 1분기 39에서 2분기 42로, 중소기업은 25에서 28로 높아졌다. 대기업만 1, 2분기 신용위험지수(6)에 변화가 없었다. 한은 담당자는 “실물경기 둔화에다 일부 취약 업종과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전망이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회사도 이번 조사에서 기업·가계 대출 보유자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권별로는 상호저축은행(40), 신용카드회사(14), 상호금융조합(43), 생명보험회사(34)에서 모두 2분기 신용위험지수가 중립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신용위험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2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0보다 높은 8을 기록해 대출 문턱을 높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에 비은행권 2분기 대출태도지수는 업권에 따라 -33~-7 선에 분포해, 모두 1분기보다 대출 문턱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지난달 10일부터 21일까지 18개 은행을 포함해 모두 204개 금융회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전자설문 및 우편조사를 벌여 진행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