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장중 101만5천원을 기록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스크린에 에코프로 차트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가 장중 100만원을 돌파했다. 2007년 7월 상장 후 15년여 만이다.
10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53% 떨어진 96만5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는 하락 마감했으나 오전 9시20분쯤 101만5천원까지 치솟으면서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자리를 넘봤다. 11만원이었던 연초(1월2일) 주가와 비교하면 800% 넘게 뛴 것이다. 종가도 100만원을 넘겼다면 16년 만에 첫 코스닥 시장 황제주에 등극할 수 있었다. 코스닥 시장 황제주는 2007년 동일철강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에코프로 주가는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에코프로의 평균 목표주가는 현 주가 수준의 절반이 채 안 되는 42만5천원이다.
최근 약 두 달 동안에는 에코프로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도 없다. 지난 5월19일 하나증권이 낸 보고서가 마지막이다. 사실상 증권사들이 손을 놓을 정도로 에코프로의 주가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하나증권 당시 보고서도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한 바 있다. 주가가 60만~70만원대이던 지난 3~4월에도 에코프로는 과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도 에코프로 주가가 수직 상승하는 배경에는 ‘테슬라발 훈풍’과 ‘숏 스퀴즈’가 있다. 이달 초 미국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인도량이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2차 전지 관련 종목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탄 데다, 일부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스퀴즈’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증시 분석가들은 본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투자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주가가 계속 상승할 때 빌린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 매입에 나서는 것을 뜻한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현재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약 1조2천억원이다.
에코프로그룹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에 주력하는 그룹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거래처는 삼성에스디아이(SDI)나 에스케이(SK)온과 같은 배터리사다. 이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시가총액 합계는 총 54조5119억원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4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50조3912억원)와 맞먹는 규모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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