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무료 수수료’ 유지…애플페이에 놀란 카드사 ‘안도’

기존 계약은 8월 종료
삼성전자 “카드사들과 개별 계약체제로”

지난 2015년 8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건물에서 한 관계자가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카드사들에 대해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페이 수수료를 현행처럼 ‘무료’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카드사들과 논의 끝에 상생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기존 계약이 오는 8월 종료되면 개별 카드사들과 새로 계약을 체결하되, 무료 수수료 방침은 모든 카드사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뒤 카드사협의체와 단체로 앱카드 서비스 이용계약을 맺고 이를 매년 연장해왔다. 애플페이와 달리 삼성페이는 개별 결제 건에 대해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걷어가지 않는 ‘무료 수수료’ 정책을 지금껏 유지해왔다. 카드사들은 삼성전자의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에 기반한 결제 솔루션 이용비용만 지불해왔다.

그러다 지난 3월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 잡고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애플페이는 국내 제휴카드사로부터 결제 건당 0.15%의 결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면서 카드사들과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밝혀 카드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익성이 악화하면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으로 카드 업계는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돼 한시름 덜었다”며 “향후 애플페이와의 협상에서도 삼성전자의 무료 수수료 정책이 카드사들에게 유리한 카드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향후 삼성페이 서비스를 유료화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계약을 대체할 새로운 계약에서 수수료를 유료화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다음 계약 체결 시점에는 유료화를 다시 검토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