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183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확대하며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양새다.
카카오뱅크가 2일 발표한 2분기 영업실적(연결 기준)을 보면, 순이익이 819억8천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5% 증가했다. 상반기로는 순이익이 1838억35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8.48% 늘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카카오뱅크의 전체 여신 잔액은 6월 말 기준 33조9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1천억원 불어났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4조6천억원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1분기 2조4천억원에서 2분기 5조5천억원으로 늘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카뱅의 2분기 주담대 취급액은 3조5290억원이다. 전체 은행권 내 주담대 비중은 1분기 3.7%에서 2분기 7.1%로 확대됐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후발 주자로서 빠른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있는 금리 수준을 갖추는 게 필요했다”며 “2분기 카뱅 주담대 취급액의 약 60%가 더 저렴한 금리로 갈아타려는 대환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가 실제 취급한 주담대 평균금리(잔액기준)는 연 4.06%로 5대 시중은행에 견줘 더 낮거나 같았다.
중저신용자대출 확대라는 과업을 부여받고 출범한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주담대는 수익성 뿐 아니라 건전성 관리 면에서도 ‘우회로’ 노릇을 한다. 인터넷은행은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큰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을 전체 무담보 대출의 일정 비율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탓에 연체율 관리가 큰 숙제다. 신용대출 대비 연체율이 낮은 편인 주담대 비중이 늘어나면 연체율 관리가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연체율은 0.52%로 직전 분기(0.58%) 대비 0.06%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7.7%로 직전 분기(25.7%) 대비 2%포인트 늘어났는데도 연체율은 외려 낮아진 것이다. 김 최고운영책임자는 “1분기 연체 잔액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보증부대출(전세자금대출·햇살론·중신용비상금 통장 등)에 대한 대위변제가 이뤄지면서 연체율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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