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대출 1년 만에 증가폭 다시 확대

한 시중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앞. 연합뉴스

올 2분기(4∼6월) 산업대출 증가폭이 1년 만에 다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대출은 국내 금융권이 기업·단체·공공기관 등에 제공한 대출이다. 은행이 대출 문턱을 낮춘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건설·부동산업 대출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현황’을 보면, 전체 산업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1842조8천억원으로 석달 사이에 24조3천억원 늘어나며 1분기(20조8천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분기별 산업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68조4천억원)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계속 줄어들다가 1년 만에 다시 확대됐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수출기업 등의 자금사정 개선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며 1분기 11조원이던 산업대출 잔액 증가폭이 5조6천억원으로 축소됐다. 반면에 서비스업은 13조4천억원 증가하며 1분기(8조4천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에서도 부동산업의 2분기 대출 증가폭이 6조원으로, 전체 증가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또 건설업은 미분양 감소와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안정화 대책 등에 힘입어 1분기 9천억원에 머물던 대출 증가액이 2분기에는 1조9천억원으로 커졌다.

업권별로는 은행의 대출 증가액이 1분기 17조4천억원에서 2분기 22조5천억원으로 늘었다. 서정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에는 자금 수요가 큰 대기업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금융보다 은행대출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은행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량등급 회사채(3년물, AA-)의 순발행 규모는 1분기 15조3천억원에서 2분기 2조원으로 급감했다.

2분기 비은행권 산업대출은 1조8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2015년 4분기(1조3천억원) 이후 분기 단위로는 가장 적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건전성 우려 등으로 대출 태도를 강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박순빈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