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본비율이 올해 3분기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대출자산을 공격적으로 불린 결과다.
5일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올해 3분기 말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2.99%로 석달 전보다 0.07%포인트 낮았다. 총자본비율도 0.15%포인트 떨어진 15.56%를 기록했다. 자본비율은 은행들이 들고 있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본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부실 대출 등에서 발생한 손실을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떠안을 수 있는지 나타낸다. 규제상 하한선은 보통주자본비율이 7∼8%, 총자본비율이 10.5∼11.5%다.
자본비율 하락은 은행들이 자본보다 대출자산을 더 빠르게 불린 결과다. 올해 3분기 은행들의 총자본은 호실적의 영향으로 1.3%(4조5천억원) 늘어난 반면, 위험가중자산은 2.3%(50조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3분기에 가계·기업 대출 등을 늘리면서 위험가중자산이 불어난 것이다. 국민·신한·우리 등 주요 은행지주회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비율이 모두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 ‘반짝’ 개선됐던 산업은행의 건전성도 악화했다. 산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2분기 말 14.11%에서 3분기 말 13.66%로 떨어졌다. 2분기에 한화오션 관련 충당금 환입으로 14%대에 올라섰다가 다시 13%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는 3분기에 산은이 최대주주인 에이치엠엠(HMM) 주가가 떨어져 자본이 줄어든 한편, 환율이 오르면서 외화대출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불어난 영향이다. 산은은 자본비율 13%를 최종 방어선으로 보고 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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