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시가총액 규모별 주가 등락률
이달 5.4% 상승…4분기 강세 전통 재현
경기 불확실성 걷히면 중형주도 관심둬야
경기 불확실성 걷히면 중형주도 관심둬야
11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7.73(0.87%) 오른 2058.85를 기록하며 사흘째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10월 상승의 주역은 단연코 대형주다. 상반기 내내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엔 시가총액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대형주가 코스피 상승률을 초과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10월1일~11일까지 규모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대형주는 5.40% 오른 반면 중형주는 2.86% 상승에 그쳤다. 코스피 지수는 같은 기간 4.90% 올랐다.
이처럼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김용균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그동안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매수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시장의 무게중심이 중소형주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로 이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4분기에는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신영증권이 200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규모별 분기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4분기에는 대형주의 평균 수익률이 중소형주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오히려 대형주는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한주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연말 즈음에는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방어하려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런 이유로 변동성이 낮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형주가 4분기에 인기를 끄는 현상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대형주들의 ‘반란’이 지속될 지 여부가 가장 궁금하다. 이경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과거 4분기에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앞으로 대형주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제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대형주 강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대한 신뢰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예의주시하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2000 포인트를 넘어선 현재,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있고, 미국의 경기 부진 영향으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안정적인 대형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만약 상황이 바뀌면 종목별 장세가 연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은 경기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변동성이 높은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고,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강할 경우 국내 기관간 수익률 게임으로 중형주 강세가 수반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현재 국면에서는 대형주 강세라는 흐름에 일단 편승하는 전략을 펴되, 앞서 말한 두 가지 기준의 환경 변화가 발생한다면 중형주 비중을 다시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주를 선택할 때도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종목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10월1일~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대형주는 엘지필립스엘시디, 하나금융지주, 삼성전자, 하이닉스, 국민은행, 한국전력, 삼성테크윈, 대림산업, 두산인프라코어, 삼성카드 등이 있고,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대형주는 엘지필립스엘시디, 엘지전자, 포스코, 엘지, 삼성증권, 두산인프라코어, 국민은행, 현대중공업, 금호산업, 한진해운 등이 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대형주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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