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펀드 수탁고 추이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추이
중국증시 거품 커가는데…거침없이 몰려가는 돈·돈·돈
보름새 수탁고 6조7천억 불어나
중도금·전세금 들고와 투자 상담도
전문가 “위험 분산 투자해야” 권고 최근 ㅇ증권사 용산지점에 한 50대 남자가 2억원을 들고 와 중국 주식형펀드 하나를 찍으며 전액을 투자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1년 뒤에 아파트 중도금 낼 돈인데 중국 쪽에 모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ㅅ은행 강남 지점에선 17일 30대 부부가 은행 창구에서 전세자금으로 2500만원을 대출받은 뒤 바로 이 돈으로 중국 펀드에 가입하겠다고 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을 돌파하는 등 중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중국 펀드 투자가 ‘묻지마 투자’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 수준은 가히 폭발적이다. 10월 들어 중국 펀드 수탁고는 불과 보름 만에 6조7천억원이나 불어났다. 지난 2월과 3월 중국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각각 2570억원, 9231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과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 펀드는 지난 6월부터, 유럽과 글로벌펀드는 8월부터 지속적으로 수탁고가 줄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중국 펀드 1년 수익률이 170%가 넘어서는 등 놀랄 만한 수익을 거두자 중국 펀드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거품 단계에 진입한 만큼 중국 펀드에 ‘몰빵’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에이치(H)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55.5배와 30.3배로 세계 평균(약 14배)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은 기업 이익에 견줘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석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929년 미국이 대공황으로 무너지기 직전 다우존스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이 28배였고, 80년대 말 일본도 거품이 꺼지기 직전 주가수익비율이 71배까지 오른 적이 있다”며 “현재 중국 증시는 유동성으로 말미암아 상승하고 있는데, 유동성이 줄어든다면 언제든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홍 아이엔지(ING)자산운용 대표도 “중국 기업의 경우 투명성이 부족한데다 부실 대출 가능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펀드의 주요 판매처인 은행들도 ‘중국펀드 열풍’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각 지점에 공문을 보내 중국펀드 가입 권유를 자제하고 분산 투자를 유도하도록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분산 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위험 관리를 위해 국내 펀드와 중국펀드에 나눠 투자하거나,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 친디아 펀드 등을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정혁준 기자 anmadang@hani.co.kr
중도금·전세금 들고와 투자 상담도
전문가 “위험 분산 투자해야” 권고 최근 ㅇ증권사 용산지점에 한 50대 남자가 2억원을 들고 와 중국 주식형펀드 하나를 찍으며 전액을 투자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1년 뒤에 아파트 중도금 낼 돈인데 중국 쪽에 모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ㅅ은행 강남 지점에선 17일 30대 부부가 은행 창구에서 전세자금으로 2500만원을 대출받은 뒤 바로 이 돈으로 중국 펀드에 가입하겠다고 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을 돌파하는 등 중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중국 펀드 투자가 ‘묻지마 투자’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 수준은 가히 폭발적이다. 10월 들어 중국 펀드 수탁고는 불과 보름 만에 6조7천억원이나 불어났다. 지난 2월과 3월 중국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각각 2570억원, 9231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과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 펀드는 지난 6월부터, 유럽과 글로벌펀드는 8월부터 지속적으로 수탁고가 줄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중국 펀드 1년 수익률이 170%가 넘어서는 등 놀랄 만한 수익을 거두자 중국 펀드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거품 단계에 진입한 만큼 중국 펀드에 ‘몰빵’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에이치(H)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55.5배와 30.3배로 세계 평균(약 14배)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은 기업 이익에 견줘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석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929년 미국이 대공황으로 무너지기 직전 다우존스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이 28배였고, 80년대 말 일본도 거품이 꺼지기 직전 주가수익비율이 71배까지 오른 적이 있다”며 “현재 중국 증시는 유동성으로 말미암아 상승하고 있는데, 유동성이 줄어든다면 언제든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홍 아이엔지(ING)자산운용 대표도 “중국 기업의 경우 투명성이 부족한데다 부실 대출 가능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펀드의 주요 판매처인 은행들도 ‘중국펀드 열풍’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각 지점에 공문을 보내 중국펀드 가입 권유를 자제하고 분산 투자를 유도하도록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분산 투자’를 할 것을 권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위험 관리를 위해 국내 펀드와 중국펀드에 나눠 투자하거나,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 친디아 펀드 등을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정혁준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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