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돌아선 외국인 금융주 많이 샀다
전기가스·운수장비업 등 관
수익률도 코스피 상승률 1.8배
수익률도 코스피 상승률 1.8배
최근 국내 증시를 기관 투자자가 주도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매도 종목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줄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대로 높은 편이고, 외국인 지분이 늘어난 종목의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무시 못할 변수인 것이다.
소장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대비 외국인 지분이 3% 이상 늘어난 191개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해보니,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면서도 보유 시가총액을 꾸준히 늘려나고 있는 것을 보면 종목 선택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을 주목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는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외국인들은 지난 7월 말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8월 한 달동안만 무려 8조7036억원어치를 한꺼번에 팔아치웠다. 무서울 정도로 전방위적 매도 공세였다. 그러나 9월 들어 순매도 규모가 1조8963억원으로 줄더니 10월 들어서는 97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인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6~9월까지 외국인들의 순매도 주체는 영·미국계 자금이 대부분이었는데, 10월 들어 이들 자금의 매도세가 약화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순매도 기조 속에서도 업종 별로 차별적 매매를 보이고 있으므로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10월 들어 외국인들이 크게 관심가진 종목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10월1일~29일까지 업종별로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을 살펴보면, 금융업종이 8391억원으로 가장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30개사 종목은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금융과 국민은행, 동부화재, 삼성카드, 한국금융지주, 삼성화재 등 금융업종이 7개나 포함돼 있다. 이외에 전기가스업과 운수장비업, 음식료품업 등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엘지필립스엘시디의 대량 지분을 외국계 매각 주간사에 넘긴 물량이 대부분이어서 제외했다.
김용균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은행 등 금융업종이 전통적으로 배당률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낮는 등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험업종의 경우는 보험손해율이 낮아진데다 3분기부터 눈에 띄게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업종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인수·합병과 증권사 신설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관심을 샀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인구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계 자금 중 유동성이 넘치는 중동계 자금이나 일본, 아시아 자금은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을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철저하게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이인구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계 자금 중 유동성이 넘치는 중동계 자금이나 일본, 아시아 자금은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고 있는 실정”이라며 “외국인들의 순매수 종목을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철저하게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