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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친절한 운용보고서’ 아직은 갈 길 머네

등록 2008-03-09 22:01수정 2008-03-10 14:37

자산운용협회의 ‘운용보고서 모범 가이드라인’ 주요 변경 부분
자산운용협회의 ‘운용보고서 모범 가이드라인’ 주요 변경 부분
주요운용사 80% 지난달부터 ‘모범안’ 적용
‘펀드정보 코드 부여’ 등 편리성 다소 향상돼
“등락원인 분석 미흡·산만한 정보 나열 문제”
알쏭달쏭한 전문용어와 불친절한 설명으로 펀드 투자자들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 운용보고서가 올해부터는 한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용보고서 개선에 미적거리는 업체들도 있고, 운용보고서의 효용성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어 ‘친절한 운용보고서’를 위한 업계의 노력의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무엇이 바뀌었나? =운용사들이 매 분기마다 펀드 투자자에게 보내는 운용보고서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길라잡이 역할을 해준다. 투자자들은 운용보고서를 통해 내 돈이 어떤 자산에 투자되고 있는지, 어느 나라에 투자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돈을 굴리는지 알 수 있다. 또 펀드의 장·단기 수익률과 향후 투자전략도 알 수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해 운용보고서가 너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펀드 선진화 방안 가운데 투자설명서와 운용보고서 개선안을 포함시켰다. 금감위는 자산운용협회에 개선안을 만들도록 했고, 협회는 6개월의 작업 끝에 모범안을 만들어 지난해 12월 업계에 배포했다. 상당수의 업체들은 올해부터 이 모범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자산운용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주요 운용사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대형사들 중심으로 8곳이 모범안 전부 또는 일부를 2~3월부터 적용하고 있었다.

올해부터 달라진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자산운용협회 펀드 코드를 넣도록 했다. 협회 공시사이트(www.amak.or.kr)에서 이 펀드 코드만 넣으면 해당 펀드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또 그동안 많은 보고서들이 펀드에서 투자한 수많은 종목들을 쭉 일렬로 나열해왔다면, 올해부터는 상위 투자종목 10개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도록 했다. 업종별 투자비중도 그래프로 알기 쉽게 보여주도록 했다. 국외펀드의 경우 위탁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은 국외 위탁 펀드매니저에 대한 정보를 기재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국외 위탁 펀드매니저에 대한 정보를 기재하도록 했다. 또 국가별 투자비중도 그래프로 표기하도록 했다. 펀드 용어가 어려운 만큼 펀드 용어에 대한 설명도 뒤에 첨부해 투자자가 참고하도록 했다.

■ 여전히 불친절=그러나 자산운용협회의 모범 가이드라인은 강제 사항은 아니다. 따라서 여전히 지난해와 똑같은 ‘불친절한 운용보고서’를 내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좀 더 많은 업체들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 운용보고서가 차츰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것은 시장 상황이 어땠는데 내가 투자한 펀드는 어떤 이유로 성과가 좋거나 나빴는지”라며 “어떤 주식 때문에 펀드의 성과가 어떻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적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위 보유 종목이나 업종도 현재뿐만 아니라 매월 또는 최초 대비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또다른 펀드 애널리스트는 “운용보고서가 과연 투자 결정에 있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섞어 많은 정보를 산만하게 열거하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펀드평가사의 정보를 활용해 객관적인 기준에 맞춰 펀드를 평가하고, 수익률 및 비용요소 적정성 등에 대한 분석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도 유용하겠지만, 이는 비용이 따르고 운용사들의 저항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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