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 펀드별 평균 수익률
한달 평균 수익률 2.05%…홀로 ‘플러스’ 기록
러시아 성적 최악…“나라 선별 집중투자 바람직”
러시아 성적 최악…“나라 선별 집중투자 바람직”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해외펀드들이 올해 반토막 났지만, 일부 펀드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30%를 넘는 등 해외펀드도 나라별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존 펀드를 처분하고 갈아타야 할지, 아니면 계속 보유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있다.
요즘 가장 두드러진 해외펀드는 중국주식형 펀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지난 5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중국주식형 펀드(95개)의 한달 평균 수익률은 2.05%로 해외펀드들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주식형 펀드(19개)의 수익률은 -22.71%, 브라질(19개) -9.82%, 인도(26개)펀드는 -3.25%의 수익률을 보였다.
한달 평균 수익률 최상위를 차지한 것도 중국 펀드들이다.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피시에이(PCA)차이나드래곤에이(A)쉐어 주식A-클래스A’펀드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36.38%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코덱스 차이나 H’ 펀드 21.16%, ‘푸르덴셜중국본토주식자(H)-A’ 펀드 18.09% 등 중국주식형 펀드가 수익률 최상위를 차지했다.
중국주식형 펀드의 선전은 중국 증시의 상승 덕택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미국 다우지수는 한달 전보다 5.51%, 코스피지수는 12.98%, 러시아RTS지수 28.92%, 인도 11.41%, 브라질 6.45% 하락했다. 반면,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4.66%, 우리나라 펀드와 외국인들이 투자하는 홍콩H지수는 2.81% 상승했다. 중국 증시만 나홀로 상승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금리인하 조처와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 등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9~11월 주가지수 등락률을 봐도 러시아가 -60%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인도 -37.6%, 브라질 -34.3%, 상하이종합 -21.9%으로, 중국 증시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나라별로 수익률에 큰 차이가 나면서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자산 구성을 조정해야 할지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국들에 분산 투자하는 것보다는 나라를 선별해 집중 투자하고, 해외펀드의 비중을 줄이고 국내 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게 낫다고 말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지금처럼 경기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여러 나라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나라를 선별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러시아와 인도의 비중을 줄이고, 중국이나 브라질에 초점을 맞추는 게 투자손실을 빨리 회복하고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각 나라가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수익률에서도 큰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어, 각 나라의 경제정책을 주시한 뒤 다른 펀드로 갈아 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손실이 났다고 방치하면 아예 회복 불가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지금까지 큰 손실을 봤던 중국펀드 가입자들이라면 수익률이 호전됐을 때 일부 환매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당장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고, 장기투자를 바란다면 보유하고 있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