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과 국내 시중은행의 순이익 비교
올 1∼9월 작년보다 3배↑…국내은행은 31%↓
외화자금 원화로 바꾼뒤 채권 사들여 이익내
외화자금 원화로 바꾼뒤 채권 사들여 이익내
올해 들어 국내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하고 있지만,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은 환율 급등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3배나 급증했다. 외화자금을 들여와 금리가 낮은 원화로 바꾼 뒤 채권 등을 사들여 큰 이익을 남긴 데 따른 것이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이피(JP)모건체이스은행과 에이치에스비시(HSBC), 모건스탠리, 아이엔지(ING), 칼리온, 바클레이즈, 비엔피(BNP)파리바, 도이치, 유비에스(UBS), 에이비엔(ABN)암로, 소시에테제네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즈호코포레이트,크레디트스위스, 와코비아, 골드만삭스 등 3분기 실적을 공개한 16개 은행의 올1~9월 당기순이익은 1조10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63억원에서 3배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을 포함한 6개 은행의 순이익은 5조70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5585억원(31%)이나 줄었다.
외은지점 중 제이피모건의 1~9월 당기순이익은 33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2배로 폭증하면서 한국 진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에 지점 한 곳만을 보유한 제이피모건의 직원은 9월 말 현재 97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늘었지만 순이익은 1103.6%(3057억원) 급증했다. 제이피모건의 직원 1인당 순이익은 34억4천만원으로, 1인당 1억원 수준인 국내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에 11개 지점을 둔 에이치에스비시의 순이익은 17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1배로 늘었으며, 모건스탠리는 681억원으로 37.8배로 폭증했다. 도이치은행은 528억원으로 8.4배 늘었고, 비오에이와 칼리온은 560억원과 470억원으로 각각 5배와 3.3배로 증가했다.
외은지점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환율 급등으로 외화자산에서 큰 평가 이익이 발생한 데다 ‘재정거래’를 통해서도 큰 이익을 올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화자금을 들여와 스와프시장에서 원화자금으로 교환한 뒤 국내 채권을 사들여 수익을 얻는 구조로, 내외 금리차를 이용한 무위험 거래다.
외은지점들의 총 자산은 9월 말 현재 276조963억원으로 지난해 136조2049억원에 견줘 2배로 늘었다.
홍콩상하이은행과 아이엔지, 제이피모건 등 3개 은행은 처음으로 자산이 30조원을 넘었으며, 10조원을 웃도는 은행도 지난해 7개에서 12개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국내에 들어온 39개 외은지점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1조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7% 늘어난 바 있다.
황상철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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