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126조원
시중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빨려들어가는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머니마켓펀드의 설정액이 126조624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 6일 126조5947억원이었다. 머니마켓펀드 설정액은 1월에만 18조5천억원, 2월 14조8천억원, 3월에는 16일까지 4조4천억원이나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여전히 주식이나 부동산 등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상품에 견줘 수익률이 높다는 점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Fn)가이드 자료를 보면, 설정액 50억원 이상의 공모 머니마켓펀드 124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23%, 일주일 수익률은 0.05%로 나타났다. 연수익률로 따지면 2.6~2.7%에 이른다.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 금리보다 높고,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3% 안팎)에 근접한다.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머니마켓 설정액 급증은 금융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법인의 머니마켓펀드 투자가 급증해, 일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니마켓펀드 시장에서 법인의 비중은 2007년 말 33.2%에서 지난 16일 68.6%로 급증한 상태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법인 머니마켓펀드의 수탁고를 석달 동안 15% 가까이 줄여 50조원 수준으로 유지하고, 환매에 대비해 잔존 만기를 줄인다는 자율 관리 결의를 했다. 금융위원회도 머니마켓펀드의 채권·기업어음 최소 투자비율 설정 등 규정 개정에 나섰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