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300선을 넘어선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직원이 각종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4월초 1조1600억 순매수…대만·인도서도 매수세
“빠른 경기회복 기대” 분석에 “단기현상 그칠수도”
“빠른 경기회복 기대” 분석에 “단기현상 그칠수도”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4월 들어서만 1조1600여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내 기관들이 주식을 사들일 여력도 크지 않아, 앞으로 주가 흐름도 외국인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견해가 많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485억원(잠정)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나흘째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올 1월 77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뒤 2월 8618억원치를 순매도했다가 다시 3월 1조27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6일까지 2조3400여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아시아 증시에서도 매수세로 바뀌었다.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지난 1월과 2월 순매도를 기록했던 대만과 인도,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3월에 매수세로 돌아섰고, 타이에서 열 달만에 순매수를 기록했다. 필리핀에서만 매도 우위였다. 3월 한국에서 1억1300만달러, 대만 4억900만달러, 인도네시아 1억5600만달러, 인도 1억3500만달러 등 6개국에서 7억46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1월 22억7400만달러, 2월 16억8000만달러어치를 팔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방향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투신권으로 들어오는 펀드 자금이 많지 않고, 주식 편입비중이 이미 95%를 넘은 터라 추가로 주식을 사들일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장세도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권의 부실자산 매입 방안이 구체화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외국인들이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외국인의 추가 매수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최근 사들인 업종을 보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3일까지 한달 동안 외국인은 전기·전자(1조3040억원)와 운수장비(8855억원), 서비스업(3386억원), 철강·금속(2975억원), 건설업(2181억원) 등을 사들였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대부분이다. 한달 동안 상승률도 철강·금속 31.2%, 전기·전자 30.1%, 운수장비 27.7% 등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26.0%보다 높았다. 반면, 외국인은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업종을 가장 많이 팔아치워, 통신업종의 상승률은 2.0%에 그쳤다. 최근 일주일 동안만 케이티앤지(KT&G) 883억원, 에스케이(SK)텔레콤 667억원, 케이티(KT) 40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단기 현상이라는 견해도 많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세계 경기회복에 베팅한 것이라면 상당기간 자금이 유입될 것이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을 두고 매수했다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미국, 한국 모두 1분기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어, 매수세 지속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이달에 미국 금융기관들의 1분기 실적과 주요국가의 1분기 국내총생산 발표로 금융불안과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여, 신흥국에서 매도세가 재현될 전망이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주요 업종별 외국인 순매수 현황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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