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음에도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415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기관은 9조90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의 거래를 포함해도 외국인은 올해 들어 3조7062억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28.74%에서 이달 25일 현재 28.20%로 오히려 줄었다.
신영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신규 매수가 아니라,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대차잔고가 4억3천만주 가량에서 최근 3억9천만주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하지 않은 현상이 제한적으로나마 설명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차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빌렸던 주식을 되갚았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신규 매수가 아닌 공매도 물량 상환을 위한 매수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매도가 재개되면 대차를 이용한 매도가 다시 시작돼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달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 해제를 앞두고 실제 대차잔고도 증가하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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