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고공행진’ ETF의 환호
주가 상승으로 일부 70% 넘어
단타매매땐 수익률 낮아질수도
* ETF : 상장지수펀드
단타매매땐 수익률 낮아질수도
* ETF : 상장지수펀드
올해 들어 주가 상승으로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펀드는 수익률이 70%를 훌쩍 넘고, 분배금을 지급했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채권이나 실물, 통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도 다음달부터 잇따라 나올 예정이다.
■ 높은 수익률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8개 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미래에셋맵스타이거 세미콘’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7.43%, ‘삼성코덱스반도체’ 펀드는 76.22%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28개 가운데 18개의 수익률이 주가지수 상승률(21.1%)보다 높았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 특정 업종 종목 만을 묶은 펀드와 중소형주를 담은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장기 투자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상장지수펀드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전화로 주문을 내 사고 팔 수 있다. 투자자가 단타 매매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면 실제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총 수수료가 평균 연간 0.59%에 불과하고 환매수수료도 없어, 투자할 개별 종목을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한테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올해초 수출 주도 업종의 주가가 뛰고, 환율 상승에 따른 혜택으로 특정 업종지수와 연동된 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다”며 “하지만 이런 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처럼 변동성도 커, 확실한 전망이 섰을 때 투자해야 하고 장기간 보유도 어렵다”고 말했다. 분산투자 효과를 얻으려면 코스피200 지수의 흐름을 따라가는 펀드가 낫다는 설명이다.
■ 새로 나올 상품들 현재는 주가지수 연동형 상장지수펀드만 상장돼 있다. 하반기부터는 채권이나 금·원유·농산물 등 상품, 통화 상장지수펀드 등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업계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달 1일부터 국채지수(KTB지수)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채권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나는 채권 상장지수펀드가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채권은 보통 100억원 단위로 장외 거래되지만 상장지수펀드가 나오면 개인의 소액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품 상장지수펀드는 금이나 원유, 농산물 등 개별 상품가격이나 여러 상품으로 구성된 지수와 연동된 펀드다. 달러화나 엔화 등 외국 통화의 가격 변화, 즉 환율에 연동한 펀드도 나올 예정이다. 상품 구조도 다양해진다. 지수가 올라가면 수익을 거두는 지금의 상품과 달리 지수의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 지수의 변화보다 수익률의 변화가 2배에 이르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도 나온다. 이광수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현재는 개인이 개별 종목을 선호하고 기관은 독자적으로 자산배분을 구성하려 하지만 다양한 상장지수펀드가 나오면 투자행태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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