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 펀드 수익률 현황
기존 펀드 깨고 ‘몰빵’하는 건 위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기업들이 증시를 이끌면서 그룹주 펀드도 덩달아 훨훨 날고 있다. 대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타고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쫓아가는 투자를 기본으로 삼되, 초과 수익을 얻는 보조 수단으로 그룹주 펀드 투자를 고려해봄 직하다고 말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지난 3일 기준으로 순자산 10억원 이상 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그룹주 펀드의 수익률은 대부분 50%대를 넘었다. 현대차그룹 상장지수 펀드는 수익률이 129.68%나 됐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7.12%)보다 그룹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월등하다.
이에 힘입어 새로운 그룹주 펀드 상품들도 잇따라 출시됐다. 현대증권은 지난 1일부터 계열 분리되기 전의 범현대그룹에 투자하는 ‘현대그룹 플러스’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건설, 반도체, 철강 등 다양한 업종의 범현대그룹 계열사에 투자한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범엘지(LG)그룹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투자 엘지그룹 플러스’ 펀드를 내놓았다. 엘지전자와 엘지디스플레이 등 엘지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지에스(GS)건설, 엘에스(LS)산전, 엘아이지(LIG)손해보험 등 지에스, 엘에스, 엘아이지 그룹에도 투자한다.
그룹주 펀드 투자는 여러 업종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물론 한계도 있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그룹주 펀드는 개별기업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분산 효과 측면에서도 부담”이라며 “업종 대표주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면 특정 그룹보다는 여러 그룹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케이비(KB)자산운용은 지난달 ‘케이비 한국대표 그룹주’ 펀드를 출시했다. 삼성과 엘지,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4개 그룹에 기본적으로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5대그룹주’ 펀드는 삼성과 현대차, 엘지, 에스케이, 롯데 등 5개 그룹 계열사에 주로 투자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대형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그룹주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위험을 관리하면서 투자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시장 지수를 따라가면서 초과수익을 얻는 수단으로 그룹주 펀드를 생각해야지 기존 펀드를 교체하고 전부 그룹주 펀드에 ‘몰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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