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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10년간 짝수해 증시 부진…징크스 깨기 쉽지 않을듯

등록 2009-11-24 21:13

2000년 이후 코스피 추이
[새해 재테크] 올해처럼 주가 오를까
저금리효과 기대 어렵고 중국 출구전략도 부정적 영향
기업이익 놓고 ‘모멘텀 약화↔실적장세 견인’ 분석 갈려
요즘 주식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내년도 주가의 향방이다. 증시에서 주목하는 2010년의 가장 큰 변수는 뭘까? 경제성장률, 출구전략, 환율? 아니다. 바로 ‘2010’이라는 ‘짝수’다. 200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유독 짝수해만 되면 주가가 크게 떨어지거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가 이듬해인 홀수해에는 어김없이 주가가 뛰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짝수해의 저주’라 부름직하다.

코스피는 2000년 한해 동안 50.92% 급락했고, 2001년에는 다시 37.47%나 올랐다. 또 2002년에는 9.54% 하락하고 이듬해는 29.19% 올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도 주가는 금융위기로 40.73%나 떨어졌지만 올해는 지난 23일 현재 43.99%나 반등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경제성장률은 주가와 정반대라는 점이다. 짝수해의 성장률이 더 높다. 주가가 급락한 2000년 성장률은 8.5%였고, 주가가 뛴 이듬해는 4.0%였다. 다시 주가가 하락한 2002년에는 성장률이 7.2%로 올랐다. 2000년 이후 짝수해의 평균 성장률은 5.54%로 높았지만, 홀수해는 3.18%(올해 성장률 0%로 추정)에 그쳤다. 경기선행지표인 주가가 실물경제보다 앞서 움직이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성장률이 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4%대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연 내년에는 ‘짝수해의 저주’가 풀릴까?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확연히 엇갈린다. 또 상반기에 고점을 찍을지, 아니면 하반기에 고점을 찍을지를 놓고도 팽팽히 맞선다.

■ “짝수해의 저주는 계속될 것”

내년에도 전형적인 짝수해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는 쪽은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1800대 중반에 그칠 것이라고 본다. 올해 주가가 지난 9월22일 1718.88까지 오른 점에 견줘보면 내년에는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얘기다.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은 내년 주가를 1400~1800선, 신한금융투자는 1360~1810선, 대신증권은 1500~1850선, 케이티비(KTB)투자증권은 1270~1830선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올해 4분기에 정점을 찍는다는 점과,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효과를 내년에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업이익 모멘텀도 약화된다는 것 등이 주가 약세를 설명하는 논거들이다.

박효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00년 이후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반전이 나타나는 해의 연간 코스피 상승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이거나 연간으로는 상승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하락장이라고 느끼게 되는 장세를 보여왔다”며 “경기 사이클과, 유동성 위축, 중국 출구전략 등이 상반기에 화두가 될 것이고, 주가는 상반기엔 부진하고 하반기로 가면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는 지지부진할뿐더러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보다 경기 및 기업이익 모멘텀은 약화돼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며 “코스피는 1분기에 미국 경기회복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2분기에는 중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충격으로 주가가 급락해 하반기에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도별 코스피 등락률
연도별 코스피 등락률

■ “짝수해의 저주 풀릴 것”

반면, 내년에는 짝수해의 저주가 풀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코스피가 2000선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은 내년에 주가가 2120까지 상승할 힘이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1570~2200선, 토러스투자증권은 1500~2100선으로 예상한다. 교보증권도 2000까지는 주가가 올라설 것으로 본다. 하나같이 내년에는 짝수해의 저주가 풀릴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들이 내년에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보는 주된 근거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중국 등 신흥국 시장 확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 등이 꼽힌다. 다른 나라에 견줘 국내 증시의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외국인의 매수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대세 상승 전망에 빠지지 않는 요인이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고, 우리도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안정적이고 부동산 등의 자산 가격 버블도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펀더멘털 개선을 근거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에 사상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증시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근거라는 설명이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더욱 늘어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가파른 이익 증가속도에 가격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령 내년에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올해만큼 상승 탄력을 받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경기 반전(턴어라운드) 효과가 약화되고, 비용 상승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며 “2000년 이후 세계 경기의 상승과 하락이 2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는데 내년에는 하락 주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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