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영업이익 추정(전망)치 변화
4분기 실적 떨어지겠지만 올 1분기 나아질 듯
증권사, IT·철강·항공·은행 등 이익 증가 예상
증권사, IT·철강·항공·은행 등 이익 증가 예상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39조원, 영업이익 3조7000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접어들었다. 오는 14일 포스코와 삼성전기를 시작으로 줄줄이 실적 발표 일정이 예정돼 있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는 저조하겠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다시 나아질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Fn)가이드의 자료를 보면, 지난 7일 현재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자료가 있는 국내 증시 상장사 291곳의 4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18조6723억원, 순이익은 17조2931억원으로 추산됐다. 올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19조8475억원, 순이익 17조9148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19조5390억원)과 견줘봤을 때, 지난해 4분기에 바닥을 찍고 1분기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당시의 추정과는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기업 실적이 3분기에 정점에 올랐다가 감소해 올 1분기가 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야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지난 3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가 있었는데도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4분기가 바닥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 12월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고,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가 상승세의 밑바탕에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고, 오히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로 인해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개 제조업체의 실적 전망 추이를 보면, 지난해 10월 말과 견줘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차,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하이닉스 등 6개 업체는 지난 4분기와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반면 엘지(LG)전자와 엘지화학의 실적 전망은 두 분기 모두 하향 조정됐다. 엘지디스플레이는 4분기 추정치가 낮아졌으나 올 1분기 추정치는 높아졌고, 에스케이(SK)텔레콤은 지난 4분기 실적 추정치가 높아진 반면 올 1분기는 낮아졌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업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에 4분기에 성과급 등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늘었고, 경쟁도 격화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등 일시적 지출이 늘었다”며 “1분기부터는 다시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서 3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난 4분기를 바닥으로 앞으로 높은 실적 성장세가 예상되거나 실적 전망이 상향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업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업종과, 철강, 항공, 은행 등을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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