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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어깨에 팔고 무릎에 사고…똑똑해진 개미들

등록 2010-06-02 21:15

코스피 지수·펀드 자금 유출입 현황
코스피 지수·펀드 자금 유출입 현황
최근 국내주식형펀드 매수세
하락 직전 4월엔 대규모 환매




회사원 김아무개(35)씨는 지난달 말 국내주식형펀드(적립식)에 재가입했다.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8년 초 가입했던 펀드를 지난 3월 말 환매한 지 두 달 만이다.

김씨는 “펀드 환매 당시에는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며 “수익률이 25% 가까이 난 상황에서 계속 갖고 있는 것보다 일단 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근 펀드에 다시 가입한 이유에 대해서는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했고, 앞으로 주가 하락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면 오를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펀드런’이라는 부정확한 용어가 남발될 정도로 급격하게 자금이 유출되던 국내주식형펀드에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9거래일째 순유입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 한달 순유입 금액은 1조7110억원이다. 주가가 1700을 넘어서면서 4월 한달에만 4조원 가까운 대규모 환매가 일어났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환매 사태 당시 국내 대표 증권사인 ㄷ증권, ㅅ증권, ㅁ증권, ㅇ증권의 투자전략팀장을 비롯한 증시 분석가(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주가가 오르면 펀드 자금이 더 들어와야 하는데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다”며 의아해했다. 그러면서 “증시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때문에 지금 환매하면 손해”라며 “더구나 펀드 환매로 나온 물량을 외국인들이 헐 값에 거둬들이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환매를 말렸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반토막 증시를 경험했던 개인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오르던 시기였는데도, 개인들은 자신이 처음 펀드에 가입했던 시점의 주가를 회복하자 지체없이 환매했다. 아니나다를까, 5월이 되자마자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천안함 사태로 긴장이 높아지면서 주가는 100 이상 빠졌다. 결과적으로 개인들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다. 증시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민망해 하고 있다.

증시 분석가들이 긍정적인 전망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들이 펀드판매사(증권사) 소속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펀드를 팔아야 월급이 나오는 구조다. 독립적인 리서치 회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증권사보다 독립 리서치 회사의 견해를 더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돼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의사 결정을 할 때 최소 2개 이상의 독립 리서치 회사의 견해를 인용하도록 하는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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