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같던 ‘보험’ 해지땐 ‘부활제도’ 잊지말라

보험료 미납 해지 한해 700만건
연체액·서류 내면 간단히 ‘부활’

평생 배필을 고르듯 신중하고 자식처럼 애정을 쏟는다 해도 갑작스런 생계 곤란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면 보험에 소홀해지기 십상이다. 한푼이 아깝거나 궁박한 상황에 내몰려 보험료를 내지 못해 해지되는 보험계약 건수는 한해 700만건이 넘는다.

통상 한달치 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연체, 두달 연속 거르면 실효된다. 보험계약이 해지된 상태에서는 보험사고가 발생해도 보장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보험을 해약만 하지 않는다면 부활의 기회는 있다. 보험 약관에서 보험 계약 ‘부활제도’를 두고 있는데, 새로 보험을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보험료 상승 부담을 줄이고 보장내용 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부활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보험사를 방문해 부활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연체 보험료와 이자를 내면 된다.

우선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경우엔, 보험계약이 해지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부활을 청약해야 한다. 2년이 지나면 방법이 없다. 보험료가 미납되면 보험사는 해지에 앞서 14일(보험기간이 1년 미만이면 7일) 이상의 납입 최고(재촉) 기간을 정해 계약자에게 알려야 한다. 납입 최고 기간엔 사고가 생겨도 보장은 받을 수 있다.

보험계약자가 빚을 갚지 못해 압류 등을 당할 경우에도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이 경우 보험수익자(보험금 수령자)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보험수익자는 해지사실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험회사가 해지일로부터 7일 이내에 보험수익자에게 이를 통지토록 하고 있다. 이때 해지통지를 받은 보험수익자는 계약자의 동의를 얻어 압류 등을 유발한 채무를 대신 지급하고 15일 안에 부활을 청약하면 기존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 1000만원 이하 보장, 상해·질병·사고 등의 치료를 위해 실제 지출되는 비용만 보장하는 보험 등은 압류가 금지된다.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계약에 가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 계약과 새 계약의 보장범위가 달라지거나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의 불이익이 생길 경우에도 ‘부활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보험계약자는 보험계약이 부당하게 소멸된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된 날부터 6개월 안에 소멸된 보험계약 부활을 요청할 수 있다.

이재명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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