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 때 당분간 거시경제 흐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을 9월쯤으로 예상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다”며 “국내 기준금리 결정에 연준의 금리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만 갖고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 금리 인상이 빠른 경우와 느린 경우를 모두 가정해서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최근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부진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금리인하 결정에서 거시경제 상황의 흐름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이 총재는 “올해 1분기에 담뱃세 인상을 빼면 물가 상승률이 거의 0%대 정도지만, 저유가라는 공급 요인을 빼면 인플레이션률이 2%대 중반”이라며 “광범위한 물가하락이 없는 만큼 디플레이션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생각해 왔다. 완만하더라도 경기가 곧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는 데 대해선, 대규모 부실로 번질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자산·부채 구성이나 금융기관의 손실 흡수력을 감안하면 가계 부채가 금융시스템 위기를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의 안심전환대출도 가계 부채 총량을 억제해 금융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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