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앞서 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기존 은행사업을 잠식하지 않는 수익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시범 모델인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WiBee Bank)를 출범시켰다. 위비 모바일 대출은 에스지아이(SGI)서울보증과 협약해 출시하는 최대 1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중금리 서민금융상품이다. 우리은행 제공
1200만명 타깃 ‘연 10% 미만’ 상품
우리·신한·하나은행, 잇따라 출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신청 가능
KB저축 ‘착한전환대출’도 눈길
우리·신한·하나은행, 잇따라 출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신청 가능
KB저축 ‘착한전환대출’도 눈길
시중은행들이 ‘연 10% 안팎 중금리’ 대출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대출 절차를 간소화해 연 15% 이상 고금리에 내몰렸던 1200만여명 규모의 중간 신용등급 대출자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에스지아이(SGI)서울보증과 함께 ‘위비 모바일 대출’을 내놓으며 발빠르게 중금리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1등급부터 최저 7등급까지 1년간 최대 1천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신용 7등급을 기준으로 기준금리 연 1.6%, 가산금리 최대치인 8%를 적용해도 대출금리가 10%를 넘지 않는다. 직업이나 소득을 따로 평가하지 않고, 보험증권을 발급받을 경우 무직자나 주부도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신청은 스마트폰 앱으로 공인인증서와 사진 전송만 하면 된다.
직장인을 위한 중금리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은 직장인의 재직 기간을 금리와 연동한 ‘신한S뱅크 스피드업’을 내놨다. 기본금리 연 1.71%(변동)에 재직기간에 따라 5%까지 가산금리가 붙는다. 급여이체와 우량고객 감면금리를 더해 최저 연 5.41% 금리로 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모바일로만 신청할 수 있다. 하나은행 ‘하나 이지세이브론’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이 필요한 대출자에게 적합하다. 연 6~10%대 금리에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고,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다. 3개월 이상 급여 또는 사업소득이 있을 경우만 대상이 된다. 다른 금융기관에 신용대출이 있는 경우, 연소득의 30% 범위 내에서 대출된다. 이런 상품은 자사 계좌를 통해 대출금을 입금하거나, 급여·통신비·아파트 관리비 등을 자동이체하면 최대 0.5%포인트 안팎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일부는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경우에만 0.2%포인트가량 혜택을 준다.
케이비(KB)저축은행의 ‘착한전환대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제2금융권과 대부업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중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신용등급 8등급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최고 3000만원이며, 평균 연 14%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금융권에선 중금리 대출상품들이 금리 양극화로 고금리 대출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중신용자들의 대출 고민을 일부 덜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선 5~6등급 중급 신용등급자만 121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중금리 시장에 적극 나서면서 금리 사각지대에 있던 중금리자들의 숨통이 틔는 계기가 마련됐다. 주부나 학생처럼 상환 여력이 불분명한 경우에 대출 검증을 엄격히 하는 등 부작용 예방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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